민족의 정기를 바로세우고,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길

[내외뉴스통신] 지난 9월 법외노조로 있던 전교조는 사법적 판결에 의해 합법적 교원단체로 법적 지위를 회복하였다. 해직되었던 서른 네 분의 선생님들도 원상회복 되었다. 당연한 일이고 축하할 일이다. 31년 전 전두환, 노태우 정권의 국가폭력에 의해서 희생된 양심적인 지식인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다. 광주에서 백주 대낮에 저질러진 국가폭력으로부터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던 박종철 열사에 이르기까지 은밀하게 병영과 학교, 직장과 거리에서 악몽처럼 시달렸던 고통스러운 기억들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았다.

전두환 정권 초기 1982년 11월 다섯 명의 교사가 소나무 아래에 모여 4.19와 5.18 기념식을 열고 김지하의 시 오적을 읽었다 하여 반국가 단체 구성과 이적 행위를 했다며 전 현직 교사를 불법 연행과 고문으로 구속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이 사건은 전두환 정권이 집권 초기 공안정국을 강화하면서 비판적인 젊은 지식인을 시국사범으로 몰아 처벌한 대표적인 조작사건이다. 26년이 지난 2008년 11월 무죄로 판명되었고 이에 따른 국가배상이 이루어졌다.

노태우 정권 초기인 1989년에는 참교육 깃발을 세우고 탄생한 전국교직원 노동조합을 향해 국가는 용공 혐의를 씌우고 1600여 교사들을 교단에서 내쫒아 아이들의 교실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당시 문교부에서 지침으로 내려온 전교조 교사 식별법은 우리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한다. 식별법의 첫 번째가 촌지를 안 받는 교사이다. 세 번째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과 상담을 많이 하는 교사이다. 다섯 번째가 지나치게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이다. 열 번째는 아이들에게 인기 많은 교사, 그밖에도 학부모 상담을 많이 하는 교사, 학생들에게 자율성, 창의성을 높이려는 교사, 자기자리 청소를 잘 하는 교사, 모범교사의 덕목들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며 참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들은 전교조 탈퇴 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직의 길을 가야만 했다. 그들도 또한 노태우 군사정권으로부터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을 당한 것이다.

국가폭력 희생자들에게 제일 먼저 씌워지는 혐의는 용공 혐의였다. 속칭 빨갱이로 만드는 일이다, 전교조 창립 시기에 나온 첫 번 째 혐의는 북침설이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북침설을 가르쳤다며 조중동 및 중앙 언론에 도배를 한다. 구속을 시키고 긴 재판 과정에 들어간다. 무죄로 판결되기 전까지 전교조는 용공 단체가 되어 적폐세력들로부터 온갖 돌팔매질을 당한다. 국민과 유리시키는 군사정권의 비열하면서도 전형적인 방법이 용공 혐의다. 간첩을 만들어 국민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빨갱이 딱지를 붙여 놓는다. 삼심 재판이 이루어지는 기간 동안 붙여 놓으면 그가 속한 단체도 용공 단체가 되는 것이다. 평화통일을 이루어 제자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민족적 소망을 지닌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고, 단체마저 종북 단체로 만드는 것이다. 국가 폭력자들의 손쉬운 방법이었다.

전교조 창립 직전에 인덕공고에서 국어를 가르치던 조태훈 선생님도 북침설을 가르친 교사가 되었다. 그는 ROTC 장교 출신 선생님이었다. 그는 비리로 얼룩지고 군대처럼 지시와 명령으로 운영되는 학교를 민주적인 학교로 만들고자 노력한 교사였다. 수업 중 ROTC 교육과정에서 배운 “대한민국 6.25 전사” 안의 북침설 내용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한 것이 북침설을 주장한 교사로 둔갑이 되어 보수 언론에 대서특필 된 것이었다. 그는 전교조가 창립되기 직전에 북침설을 가르친 전교조 교사로 보도되며 구속 수감이 된 것이다. 그는 긴 재판 과정에서 무죄로 판명되어 복직했다. 그러나 그의 무죄를 기억하는 국민은 없다. 조태훈 교사가 소속했던 전교조도 북침설을 주장하는 단체로 알려진 것이다. 그의 복직이 그의 명예를 회복시킨 것이 아니었다. 

전교조 또한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였다.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조차 전교조 교사를 빨갱이라 말하기도 하는 기막힌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민주적인 선생님, 참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한 선생님을 저주할 대상으로 부르도록 조작하는, 가치의 전도가 이루어진 것이다. 선생님이 복직되었어도 전교조의 명예는 회복되지 않았다. 10년간 학교에서 강제 해직되어 거리에서 떠돌던 1600분 선생님들의 명예도 역시 회복되지 않았다. 그들의 이마에는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다. 전두환, 노태우 정권이 지져놓은 붉은 글씨가 아직도 선연히 남아있는 것이다.

10년 후 전교조가 합법화 되었으나 선생님들은 온전히 복권되지 못했다. 부당한 해직으로 받은 피해는 고스란히 그들의 몫으로 남았을 뿐이다. 봉급을 빼앗기고 경력도 빼앗겼다. 평생 받아야 할 연금도 잃어버린 것이다. 아이들에게 참교육을 가르친 교육활동이 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한 보수 언론에 의해 빨갱이로 매도된 선생님들의 명예는 이제라도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 

국가 부도인 IMF 사태 직후 전교조가 합법화되어 복직될 때 희생의 댓가를 전혀 받지 못하고 선생님들은 교단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사실은 그후 22년간 선생님들의 희생은 계속되어 온 것이다. 원상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청년들이 실직되고 백성들의 삶이 어려운데 어떻게 나의 봉급과 경력, 연금 이야기까지 말할 수 있겠냐며 차마 말 못하는 선생님들에게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보장해야 할 국가는 책임이 없는가. [제대로 된 국가라면] 그분들의 명예를 원상회복의 방식으로 원칙에 따라 그동안의 희생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대로 보답해 주어야 한다. 그게 제대로 된 나라이다. 민족의 정기를 바로세우고,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길이기도 하다.

임우택(정의여고 정년 퇴직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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