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김홍묵 칼럼니스트

근로자 / 거지 / 도둑...19세기 미국의 정치인이자 경제학자 헨리 조지(Henry George 1839~1897)가 분류한 인간의 세 가지 부류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재화, 즉 돈을 확보하는 방법은 노동을 하든가, 구걸 아니면 훔치는 세 가지 길 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항상 춥고 배고픈 구걸행각이나, 감옥 갈 걸 뻔히 알면서도 도둑질을 택하는 바보가 아닌 이상 일해서 돈을 벌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일자리가 있어도 놀면서 ‘퍼주기’ 공돈으로 살아가는 니트(NEET:청년 무직자)족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천국이 알바 인력 구인난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니트족 급증은 코로나 블루(Corona Blue:우울증)로 인한 구직의욕 감소(43.0%)와, 일하지 않아도 주는 정부의 현금성 지원 폭주(26.9%)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니트족 비율(18.4%)은 OECD평균(13.4%-2019년)을 훨씬 웃돌고 있습니다.

■구직·근로의욕 앗아간 정부의 재난지원금

니트(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은 일을 하려고 해도 일자리가 없는 실업자(unemployment),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프리터(free+arbeiter 합성어)와는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니트족들은 하루 5시간 정도 짬짬이 아르바이트를 하면 월 100만 원 남짓 벌지만, 놀아도 자치단체로부터 월 50만 원(6개월간)의 청년수당(구직활동 지원금)을 받고 부모가 주는 용돈도 있기 때문에 종일 서서 힘든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둘러댑니다.

공돈은 청년수당 외에도 월 10만 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30만 원을 추가로 지급(최대 3년)하는 청년내일저축계좌, 지자체가 월 20만~30만 원을 지급하는 무주택 청년 주거급여 등이 있습니다.

또한 가상화폐 광풍과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근로의욕 상실도 니트족 전락의 원인입니다. 주 52시간 강제를 벗어나 주휴수당을 아끼려는 자영업자들의 알바 쪼개기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탓도 있습니다.

■日은 히키코모리, 中은 탕핑주의로 골머리

외국도 청년들의 실업과 칩거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일본은 6개월~10년 이상 사회생활을 거부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히키코모리’(20만~30만 명 추산) 문제로 정부가 고심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청년들의 자발적 실업을 뜻하는 ‘탕핑(身尙+平:바닥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산다)주의’라는 말이 등장했습니다. ‘무릎 꿇기는 싫고, 일어설 수도 없고, 그저 드러눕는 수밖에 없다’는 청년들의 자조 자탄입니다. 자포자기 현상들입니다.

지난 9월 울산에서 열린 조선업 협력사 43곳이 참여한 채용박람회에는 400명 채용 목표에 구직자는 240명이었다고 합니다. 실제 채용한 사람은 고작 3명뿐이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 산업으로 중국에 추월당했다 가까스로 정상을 회복했지만 청년들이 일은 힘들고 임금은 적다며 외면한 탓입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지 않으면 배가 모래톱에 얹혀버리는 데도, 청년들이 일을 회피하면 결국 부모 자산의 잠식, 출산 감소, 생산성 하락, 국가경쟁력 후퇴로 이어집니다.

■간디 “노동 없는 富는 나라 망하는 징조”

낮에는 집안일(농사, 풀베기, 나무하기, 동생 돌보기) 돕고 / 밤엔 호롱불 밑에서 숙제하고 / 까까중머리로, 허리에 책보 차고, 검정고무신 신고 학교 다니며 / 가마솥에 물 끓여 목욕하고 / 손빨래에 빨랫비누로 머리 감고 / 원조물자 강냉이 빵과 꿀꿀이죽으로 허기를 달래며 / 공돌이·공순이·차장·식모살이로 동생들 배움터로 보내고 / 단칸방 사글세(삯월세) 면하려고 월남전, 독일 광부·간호사, 중동 근로자로 피땀을 흘렸던 ‘꼰대 세대’들에게는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불길한 조짐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부모들은 취업·결혼·자녀 교육을 포기하다시피 한 ‘등골 브레이커’ ‘캥거루족’ 자녀들 문제로 삭신이 오그라드는 판에 청년 자녀들이 꿀단지만 핥다가 동면에 들어가는 꼴을 보면 어떤 심경일까요. 배급제, 총량제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인도의 성자 간디는 ‘노동 없는 부(富)’(wealth without work)를 나라가 망하는 7가지 징조의 하나로 꼽았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부를 탐할 겨를도 없겠지만 ‘땅 짚고 헤엄치기’에 안주하도록 한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요?

[김홍묵 촌철]
경북고-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前한국일보-동아일보 기자
前대구방송 서울지사장
現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
現내외뉴스통신 객원칼럼니스트

bamboo99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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