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웅 박사. 사진=nbnDB
최충웅 박사. 사진=nbnDB

[내외뉴스통신] 최충웅 칼럼니스트

해마다 12월이 오면 “땡그랑 땡그랑”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와 함께 사랑의 온도탑도 다시 불을 밝힙니다.

평소 찾아보지 못한 어려운 이웃들을 연말에라도 사랑의 나눔으로 따뜻한 온정을 베풀자는 뜻입니다.

따뜻한 손길이 더욱 절실한 연말연시에 자신을 밝히지 않는 ‘얼굴 없는 천사’들의 기부 행렬이 매서운 추위를 따뜻하게 녹여주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얼굴 없는 기부천사'로 알려진 '김달봉'씨가 올해도 지난 3일 대리인을 통해 전북 부안군청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현금 1억2천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최근 3년간 기부한 돈과 물품이 6억원이 넘습니다.

지난해는 코로나로 고통받는 소외 계층에 마스크 20만장을 전달해 달라며 1억원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2019년부터 매년 1억원 이상을 기부해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제69호 회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전북 남원시에 가족과 떨어져 홀로 사는 85세 김길남 할머니는 6년째 폐지와 재활용품 수집으로 동전까지 모아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356만천백십원입니다. 올해 기부한 금액은 1백만7천7백원입니다. 할머니는 “나누는 기쁨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기에 작은 정성이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기부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충북 괴산에서는 2018년부터 4년째 200만 원이 담긴 편지 봉투를 우체통에 넣고 사라진 익명의 기부자도 있습니다. 서울 성북구청을 찾아와 이름도 남기지 않은 채 3천만 원을 흔쾌히 놓고 떠난 여성도 있습니다. 김길남 할머니처럼 기부천사들은 여유 자금이 풍부해서, 쓰고 남은 돈이 많아서 기부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지금 이 시각 온기 없는 냉방에서 추위에 떨고 있을 이웃과 한 끼 식사를 위해 무료급식소 앞에 줄을 서 있을 이웃을 떠올리게 됩니다. 연탄 한 장이 없어 차디찬 냉방구석에서 떨고 있을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이웃들도 있습니다. 코로나 한파로 가게 문을 닫고 벼랑 끝에서 끝내 생을 포기하는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치솟는 물가와 생활고에 집값과 전월세는 천정부지로 폭등해 추위에 고달픈 서민들의 삶은 따뜻한 온정에 목말라 있습니다.

내년 1월 말까지 가동되는 사랑의 온도탑의 모금 목표액은 3,700억 원으로 1% 모일 때마다 수은주가 1도씩 올라갑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온도탑의 기온이 115도를 넘겨 목표치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우리나라 기부 규모는 2019년 기준 연 14조 5천억원입니다. 한 푼 두 푼 정성을 모으는 개인 기부가 65%로 기업이 내는 돈보다 훨씬 많습니다. 지난 3분기까지 국내 대기업들이 낸 기부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분의 1 넘게 줄어들었습니다.

IMF 사태로 모두가 힘들던 1998년부터 개인의 기부금액이 기업을 앞지르고 있습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어려움을 겪을 때 오히려 주변을 살피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난해 기부 캠페인 목표액은 3500억 원이었는데 실제 모금한 돈은 4000억 원이 넘었습니다. 연간 모금액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8400여억 원이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어려울수록 주변 이웃을 보살핀다는 사회적심리가 입증된 결과입니다. 

지난 1986년에 조직된 유산의 70%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에 약 2000명 이상이 가입했고, '참 행복 나눔 운동'에 유산의 일부를 기부하겠다는 사회 지도층 인사가 500명 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유산남기지 않기 운동’은 한국기독교 100주년때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가 되자’는 뜻에서 시작됐습니다.  

뇌 과학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부를 실천한 사람들의 뇌에서 사랑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분비가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이때 느끼는 행복감은 혈압을 낮추고 면역력을 높여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쓰레기 줍고 동전모아 기부하는 얼굴없는 천사들을 보면서 기부는 결코 억만장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줍니다.

기부란 반드시 거액만이 아닙니다. 연말연시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을 우리 이웃 소외계층은 연탄 한 장, 라면 한 봉지가 추위를 녹여주는 훈훈한 이웃으로 밝혀줍니다. 한파 추위에 코로나19까지 겹쳐 가뜩이나 움츠러든 연말, 이웃 사랑과 나눔 실천으로 모두가 따뜻한 연말연시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최충웅 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TV제작국장·총국장·정책실장·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choongw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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