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묵 칼럼니스트
김홍묵 칼럼니스트

[내외뉴스통신] 김홍묵 칼럼니스트

정권은 왜 바뀌나? 정권은 왜 바뀌어야 하나?
인간은 집단사회를 이루며 살아온 이래 끊임없이 지도자를 바꾸어 왔습니다. 하지만 촌장이나 부족장· 왕· 황제· 총리· 대통령 할 것 없이 최고 권력자 중 불멸의 지도자는 없었습니다. 권력자의 수명이 다하거나, 자질과 지도력이 모자라거나, 인민의 뜻에 반하거나, 법으로 정한 임기가 끝나면 새로운 영도자를 지명 또는 선출해 새 지평을 열어 왔습니다.

이번 3·9대선에서 ‘검사 나부랭이’ 윤석열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하늘이 내린 사람’ 이재명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여곡절 끝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만남이 19일 만에 이루어졌지만 민초의 눈에는 엉망진창으로 뒤엉킨 실타래를 순리로 풀어가려는 진지함이 비치지 않습니다. 배배 꼬인 감정의 골과, 편 가르기로 멀어진 진영 간의 이해 간극이 깊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선거의 결과는 좋든 싫든 국민의 심판이라는 대의정치의 요체를 망각하면 나라가 혼란해집니다. 정강·정책이 실종되고 가장 ‘역겨운’ 선거를 치렀지만 단 한 표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혼란만 불러옵니다. 권력금단증에 걸린 정치 낭인들의 몽니, 자신의 명철보신을 노린 부기미(附驥尾; 말꼬리에 붙어 천리를 가려는) 파리들이 준동하면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지 못합니다.

문재인 정권과 대리인 격인 이재명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패한 원인부터 한번 되짚어 봅시다.

20년, 50년을 장기 집권하겠다던 문재인 정권은 5년 만에 깃발을 내려놓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대통령 자신이 “우리 총장님”으로 깍듯하게 발탁한 “문재인 정부의 사람”인 전임 검찰총장에게.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고 임명식장에서 한 대통령의 당부는 신선했습니다. 취임사에서 언급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한 약속처럼. 그러나 그 말들은 허구였습니다. 문 정권은 말에 책임을 지지 않고 제대로 실행도 하지 않았습니다.

# 소도 웃을 자화자찬, 옹색한 변명과 거짓말이 선거 패인

문재인 대통령은 누가 써 주는지 잘 모르지만 A4 용지에 쓰인 주요 정책을 발표하고도 하루 이틀 지나면 전혀 반대되는 이야기를 한다는 지적이 자주 있었습니다. 위의 두 마디 말고도 임기 말까지 간단없이 터뜨려 온 공적과 옹색한 변명들은 소도 웃을 사안들입니다.

이것만은 자신있다던 부동산 정책 / 세계가 부러워한다는 K방역 / 스스로 포기한 광화문 대통령 시대 / 미세먼지 30% 절감 /비정규직 제로시대 달성 / “내가 취임한 날은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 될 것” / “원자력발전이 앞으로 60년간 주력 전원” / (김정숙 옷과 패물 값) “공개하라”···“국익 때문에 못해” / 윤석열 청와대 입주 거부···“안보 공백 우려”···.

문 정권 아류의 정권을 만들겠다고 장담했던 이재명 후보는 문을 능가하는 변설을 늘어놓았으나 민심을 쓸어 담지 못했습니다. 말 뒤집기, 덮어씌우기, 오리발, 거짓말이 자기 발에 족쇠를 채웠습니다.

“전 국민 소비 쿠폰 50조”→ “지금은 아니다” / (‘심신미약’ 조카 살인 변호) “가족이라 어쩔 수 없었다”→ (도박, 성매매 의혹 아들) “대통령 아들은 남이다” / “아버지는 도박습벽”→ “성실하게 사셨던 분” /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민주당 공천하지 말아야”→ (이틀 만에) “당헌, 당규 바꿔서라도 공천해야”···.

이 후보는 스스로 밝힌 “미천한 집안 출신”이어서 그런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는 소리를 자주 들어 왔습니다. 아버지가 10명인지 12명인지 모를 정도로 때와 장소가 바뀔 적마다 아버지의 학력과 직업 인성을 다르게 표현했습니다. 이부지자(二父之子)도 큰 욕인데.

그리고 자신을 공격하는 발언이나 기사에 대해서는 ‘가짜(뉴스)다’→ ‘나는 모른다’→ ‘언론 탓이다’라는 방어 프레임을 고수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잘못의 장본인을 상대방으로 몰아붙이는 데도 명수였습니다. 뒤에서 밀어주는 청와대나 여당조차 그런 대응을 난감해하거나 부적절하게 보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 국민에 믿음·안도감 주어야 개혁 시너지효과 얻어

2,000여 년 전 동족상잔 끝에 팍스 로마나(Pax Romana)의 토대를 만든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개혁이 떠오릅니다. 카이사르는 새 질서의 슬로건으로 관용(clementia)을 내걸었습니다. 전광석화로 마르세이유, 에스파냐, 북아프리카 전선을 제압하고, 그리스에 진을 친 정적 폼페이우스와 이집트를 평정하는 과정에서 카이사르는 적군 전사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포로를 잡았습니다. 포로들은 스스로 군복을 벗고 귀국하도록 하고 살생부(殺生簿)를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동족상잔을 최대한 피하려고 한 관용정신의 발로입니다. 심지어 자신을 반역자로 규정한 전직 집정관 마르켈루스까지 귀국시켜 사면했습니다.

적대해 싸운 상대방을 배제하고 자기편끼리만 개혁을 추진한 과거의 방식보다 카이사르의 방식은 훨씬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대세력을 포용한 협치 개혁은 로마인 모두에게 안도감과 믿음을 주었습니다.

카이사르의 개혁은 항상 생활의 실용성과 제국의 통치를 동시에 염두에 두고 진행되었습니다. 국민의 안도감과 신뢰는 당연히 정책수행에도 시너지효과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카이사르는 내전을 끝내고 암살되기 전 겨우 1년 만에 수많은 분야의 개혁을 단행했으나, 관용과 개혁의 틀은 그의 사후에도 오래 유지되었고, 제국 로마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김홍묵 촌철]
경북고-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前한국일보-동아일보 기자
前대구방송 서울지사장
現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
現내외뉴스통신 객원칼럼니스트
bamboo99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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