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웅 박사
최충웅 박사

[내외뉴스통신] 최충웅 박사

새 정부가 총리, 장관도 없이 출범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을 계속 거부하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총리 없이 새 정부 내각을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한덕수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한 차례 연기된 끝에 지난 2·3일 열렸지만 아직 청문보고서 채택도 하지 않고 국회 임명동의 표결 날짜조차 잡지 않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겉으론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실격"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차일피일 미루면서는 기자회견을 열어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임을 밝혔다.

총리 후보자는 국회 본회의에서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인준을 받아야 한다.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오는 9일까지 찬반 표결을 통해 인준해주지 않으면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는 장관들을 임명할 수 없다. 총리가 제청해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윤 당선인이 당분간 문 정부 총리 및 장관들과 함께 일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총리 인준청문회에 앞서 한 후보자의 로펌 이력에 대해 전관예우 등 논의가 있었지만 정작 청문회에선 총리 결격사유로 꼽을 만한 '결정적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더구나 한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거쳐 총리를 역임한 경력자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장관후보 5명까지 '낙마 리스트'에 올렸다. 도덕성과 자질 논란이 있는 인물들로 청문보고서 채택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부 후보자는 청문회도 열지 않았는데 지명 철회부터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청문회를 열어 정책, 도덕성 등을 검증도 하지 않은 채 낙마를 거론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공직자 적격 여부 판단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민주당의 이런 계략은 몽니에 지나지 않는다.

인사청문회법(제9조)에 따르면, 인사청문회를 마친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청문 경과보고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민주당이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찬·반 어느 쪽이든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표결 자체를 회피하는 것은 직무유기는 물론 국회의 기능 자체를 파괴하는 행태나 다름없다. 민주당은 당연히 국회의 책무 이행에 앞장서야 한다. 민주당이 끝내 총리 인준과 장관 후보자들의 거취를 연계한다면 새 정부의 출범을 훼방놓는 것으로서 또한 대선불복으로 치부될 수 있다.

더구나 민주당 원내대표는 "낙마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하면 총리 임명동의안에 참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총리를 볼모로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시장판의 흥정거리 계략으로 보일뿐이다. 어디까지나 장관 후보자들의 적격성 여부는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다룰 사안이다. 총리 인준을 인질 삼아 일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연계하겠다는 꼼수는 공직자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를 정치적 흥정거리로 전락시키는 추태다.

문재인 정부에서 지난 5년간 야당 동의 없이 34명의 장관급 임명을 강행 해놓고 이제 와서 언제 그랬느냐는 듯 새 정부의 발목을 잡으려고 나선 형국은 정치 도의상 어불성설이다. 국민들 눈에는 볼썽사나운 행태이자 피로감만 쌓인다. 

민주당이 계속 트집을 잡으면 총리 임명 동의안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내각 지휘권자인 총리를 정략적 이유로 공백 상태로 만들겠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여소야대의 횡포이다. 국정이 표류하고 국민이 피해 입더라도 자기들 뜻대로 정국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의회독재의 전횡인 것이다.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이른바 방탄법인 '검수완박'법을 '위장탈당' '사보임' '회기 쪼개기' '국무회의 늦추기' 등 온갖 편법과 각종 '꼼수'를 동원해 강행 처리했다. 다수당이라는 무기로 보여준 입법 횡포였다. '검수완박'법 위헌 여부는 헌재에서 분명히 가려질 것이다. 그동안 21대 국회 전반기 내내 입법 독주로 위성정당을 낳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수처법, 임대차3법 등 모두 힘으로 밀어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부동산 실패에다 도를 넘은 입법 전횡에 민심은 돌아섰고 20년간 집권하겠다고 큰소리 친 것이 결국 5년으로 종결되고 말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국민의 힘과 약속한 기존 합의도 깨고 법사위원장을 내 놓지 않고 후반기 2년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법사위원장을 사수해야 중대범죄수사청 등 검수완박 후속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속내를 내보인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중수청장 임명 방식을 자기들에 유리하게 만들고 언론 관련 법안도 밀어붙이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정부가 추진하는 정부 조직 개편안과 주요 정책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줄줄이 발목 잡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에서 패배하고도 반성하기는커녕 새 정부 출범과 국정 운영을 훼방 놓고 거대 의석을 무기로 협치를 깨고 독주하려 한다면 결국 자책골로 심판받을 것이다. 대통령 취임식을 목전에 둔 시점까지도 새 정부의 정상적 출범에 브레이크를 걸면서 총리 인준의 ‘정치적 대가’를 받아 내려는 것은 올바른 정치가 아니다. 민주당은 국회 절대 다수 의석에 따른 권력만큼이나 국정 운영의 책임도 크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10일 윤 당선인 취임 전에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절차를 밟지 않거나 인준이 부결되어 새 정부가 총리 장관 없는 상태에서 출범해서 이로 인해 국정혼선이 빚어진다면 민주당은 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훤히 지켜보고 있다. 6·1 지방선거에서 엄정히 심판할 것이고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최충웅 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TV제작국장·총국장·정책실장·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choongw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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