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갑원 교수
강갑원 교수

[내외뉴스통신] 강갑원 대진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나라 교육에서 우려되는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그 중 하나를 들라하면 지식 위주의 편식 교육을 들 수 있다. 가정교육이든 학교교육이든 예외 없이 이러한 경향을 보인다. ‘공부’ 하면 으레 학교 교과 공부를 떠올린다. 이러한 풍조 때문에 자라나는 자녀 세대에게 공부에 대한 잘못된 개념을 알게 모르게 주입시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지금은 학력 위주의 사회가 아니라 개성과 역량 위주의 사회이다. 의과대학이나 사관학교 정도를 제외하면 대학 입학과 졸업으로 자동적으로 장래가 보장되는 경우는 없다. 병원 개업을 하여도 얼마 가지 않아 문을  닫는 곳도 있고, 명문대를 나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였더라도 곧 도태되는 사람도 있다. 반면 명문대는 나오지 않았지만 직장에서 성실하게 일하여 잘 적응하고, 자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는 이 차이를 낳는 교육을 놓치지는 않았는가? 사회는 지식이나 능력 이외에 또 다른 그 무언가에 의해서 작동된다. 오히려 그것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간은 지식이나 능력만 출중한 사람이 아니다. 사회적 존재로서 살아가야 하는 인간에게 요구되는 것들은 매우 다양하다. 똑똑하지는 않지만 정직, 리더십, 사회성, 인내심, 협동심, 의지력, 책임감 등이 뛰어난 사람과 똑똑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점들이 부족한 사람을 비교해 보자. 누가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까? 필자는 전자의 사람이 더 높다고 본다. 똑똑함의 개인차는 사회적 성공에 그리 결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 자녀나 학생에게 정직한 교육을 할 것을 강조하고 싶다. 정직하기만 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정직(正直)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에 거짓이 없고 꾸밈이 없이 바르고 곧다.’이다. 이 정의에는 거짓이 없다는 것과 옳아야 한다는 두 의미가 담겨있다. 진실하면서도 양심에 부합되게 그 마음을 행사되는 행위를 정의라고 보자. 진실하다 하더라도 올바르지 않으면 정직하다고 보지 말자. 고자질과 같은 나쁜 의도의 진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양심에 부합하는 좋은 의도의 정직이다.  
200년대 초 네브래스카 경영대학 석좌교수인 루탄스(Luthans)가 재정적 자본만 자본이 아니라 심리적 자본(psychological capital)도 자본이라고 보고 이를 개념화 한 적이 있었다. 심리적 자본은 개인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긍정적 심리상태로서 여기에 자기효능감, 낙관주의, 희망, 회복탄력성을 포함시켰다. 심리적 자본은 개인의 지식, 역량, 스킬 등에 초점을 둔 인적 자본(human capital)과 사회관계와 네트워크에 초점을 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서로 연결시켜 이 두 자본을 최대한 활용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필자는 심리적 자본에 정직을 추가하고자 한다. 정직은 단지 개인의 윤리적 철학적 문제에 국한 하는 것은 아니다. 정직은 개인, 사회, 국가의 경제, 경영은 물론 안보에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직하지 않는 사람을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거짓말쟁이, 사기꾼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사람은 당연히 타인에게 이 배척당하여 그 결과 초래하는 손해를 당연히 본인 몫이다.  
기업이 정직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자주 접한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누구나 알 것이다. 1994년 최초로 가습기살균제가  출시되었고 2011년 4월에 처음으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폐 손상이 발생하여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살균제를 제조 판매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업의  정직하지 못한 행동도 드러났다. 과연 그 기업들은 살균제가 인체에 해로운지를 몰랐을까? 일부 제품이 동물실험결과 유해성이 입증되었는데 기업이 어떻게 몰랐을까? 당연히 합리적 의심이 든다. 모 제조 회사와 판매사 등 4곳에는 가습기살균제가 안전하다는 허위 광고를 한 것 때문에 과징금 5,200만원을 부과 받았다.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거나 판매한 사업자 18 곳에 대해서는 구제 분담금 1,250억 원을 징수하였다. 아마도 기업은 이러한 조치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지 않은 것만 못한 손실을 입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부정직한 행위로 인해 무고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점이 가슴 아픈 일이다. 피해 가족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한다.  
기업의 부정직한 또 한 사례를 보자. 2020년 5월에 외국의 유명한 3개 자동차 제조 회사가 판매한 14개 차종이 무더기로 배출 가스 조작으로 적발되어 환경부로부터 벌금 처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충격적인 것은 독일의 유명한 자동차 제조 회사가 가장 조작을 많이 하였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배기관에 요소수를 공급하여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해 주는 장치에 요소 수 사용량이 줄어들고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작동이 중단되도록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조작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배출되어서는 안 되는 질소산화물 배출이 무려 기준치의 13배나 되었다. 결국 그 회사는 과징금 776억을 부과 받았고, 해당 차량 소유주에게는 리콜 조치를 받도록 하였다. 그 회사 차량만 1,130만대였다. 이 기업의 부정직한 행위로 인해 그간 한국의  대기 환경은 얼마나 나빠졌고, 그 공기를 마신 한국인의 건강은 얼마나 나빠졌을까? 그 회사 역시 이러한 정직하지 못한 행위로 경영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최근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하면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반겨줄 것이며 수일 내로 점령이 가능하다고 보고 받았다는 설이 있다. 푸틴이 사전에 부하로부터 정직한 보고를 받았다고 보기에는 의문이 들 정도로 전개되는 전황이 납득이 가질 않는다. 러시아 병사들은 전쟁이 아니라 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푸틴이 뭔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파단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만약 그렇다면 푸틴의 부하들의 정직하지 않은 보고로 인해 잃지 않아야 할 무고한 수많은 생명을 잃었고 러시아의 경제와 정치는 물론 세계의 경제까지 어려움에 처해지고 그 몫은 고스란히 각국의 국민에게 전가되고 있다. 어느 국가와 민족을 불문하고 정직은 국제적 표준 행동이다. 특히 국가 지도자가 정직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자국민은 물론 타국의 국민에게 까지 해를 끼친다.  
정직한 행동은 학습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 스스로 정직의 가치를 바르게 이해하고 자녀에게 정직한 행동을 솔선수범하여 보여주어야 한다. 자녀는 어린 시절 부모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무의식 세계 저장하여(사실은 뇌의 신경 연합임) 그것을 자동적으로 한다(습관이라 함). 아이가 정직한 행동을 하면 칭찬하여 강화하고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면 반드시 지적하여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어야 한다. 크면 나아지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나중에 큰 화근이 된다. 정직하지 못한 행동의 가장 흔한 행동은 거짓말과 기만이다.       
정직한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정직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알지만 유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도 하기도 하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도 한다. 아주 어린 유아도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성장해 나가면서 자녀나 학생에게 먼저 정직한 행동의 가치를 지적으로 이해하도록 하고 작은 정직한 행동부터 실천하도록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면 정직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정직은 단순히 윤리적 문제가 아니다. 생존에 영향을 주는 시대이다. SNS 사회에서 기업이 정직하지 않으면 그 사실은 순식간에 퍼지고 그 기업은 파산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직해야 기업도 국가도 사회도 정직해 진다. 정직은 이제 심리적 자본이다. 정직이 재화를 가져오는 시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 아이가 정직하기만 해도 이 사회에서 환영받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SNS 사회에서는 선은 반드시 악을 이긴다.                    

[강갑원 교수]
중앙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교육심리학)
대진대학교 교육대학원장(역) 
대진대학교 국제교류협력대학장(하얼빈캠퍼스)(역)
대진대학교 교원연수원장(역)
한국영재교육학회장(역)
대진대학교 명예교수(현)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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