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묵 칼럼니스트
김홍묵 칼럼니스트

‘개딸’이라는 괴상한 용어가 회자(膾炙)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정치세력화하는 깃발의 상징으로 영역을 넓혀가는가 하면, 민주당 내홍(內訌)의 기폭제 역할을 자청하기도 합니다.

‘개딸’이라는 말은 몇 년 전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 나온, 말 잘 안 듣고 아빠와 지긋지긋하게 싸우는 소위 ‘성질 X같은 딸’ 캐릭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 개딸이 ‘개혁(改革)의 딸’로 둔갑했습니다. ‘개떡’ ‘개 풀 뜯어먹는 소리’처럼 질이 떨어지거나 황당하다는 이미지를 분식(粉飾)해 ‘개혁’이라는 장식을 달았습니다. 개딸의 정점에 이재명(6·1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당선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재명을 ‘아빠’라고 부르며 그의 딸들임을 밝히고, 정치 행보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재명 당선을 축하하는 화환 수십 개를 보내며 ‘이재명 당대표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당헌 당규 개정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 역겨운 문자·폭언은 결국 부머랭 되어 돌아온다

당연히 반발도 드셉니다. 지난 5년간 기득권을 움켜잡은 이른바 문빠(문재인에 빠져 있는 열성 지지층)와 대깨문(대가리 깨져도 문재인의 약자) 세력입니다.

지방선거 패배를 두고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한 홍영표 의원은 하루 1,000~2,000개에 달하는 개딸들의 문자폭탄과 대자보 공격을 두고 “폭력적이고 조직적이다. 배후가 있다고 본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이상민(대전 유성갑) 의원 등은 이재명의 책임을 묻다가 ‘수박’(겉은 파란 민주당이고, 속은 빨간 국민의힘당) 공세를 받기도 했습니다.

문자폭탄이나 대자보 내용도 품위는커녕 역겨운 욕설에 가깝게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개딸들은 홍영표 의원 사무실 밖에 “치매냐”고 묻는 3m 길이의 대자보를 붙였는가하면, ‘똥파리’(친 문재인이면서 반 이재명인 사람)로 몰아붙이기도 했습니다. 문빠측은 친 이재명 세력을 ‘찢’(형수 욕설에 휩싸였던 이재명 전 성남시장을 조롱하는 표현)이라고 비하했습니다.

과거 문자폭탄 주범 지목을 받던 대깨문을 두고 “문자폭탄은 양념”이라고 한 문빠나 개딸이나 역겹기는 피장파장입니다.

# 정치판이 만든 난장판은 정치인이 거둬야

’훌리건(hooligan; 무뢰한, 폭력배) 소리를 들어가며 특정인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팬덤(fandom; 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 또는 그러한 문화) 현상은 왜 돌풍을 일으키고 있을까요?

△큰 선거가 끝난 뒤 쏟아져 나오는 패자측 정치 낭인(浪人)과 그들의 권력 금단증 △정당 정강 정책보다 인물 위주로 이합집산하는 감성적 패거리 정치 △나의 잘못은 덮고 남의 잘못은 공격하는 내로남불 △부끄러움을 모르고 금도(襟度)가 없는 정치꾼들의 무식과 허영···. 아마도 그런 폐습들이 원인이 아닐까요.

비아냥을 넘은 욕설,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투쟁. 이런 현상은 대부분 정치꾼과 정당에서 비롯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입니다.

“똥 싸는 소리만 요란했지 개 먹을 것도 없다”는 비유가 딱입니다.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을 받는 강보(襁褓) 속의 어린이가 아니라면 ‘똥은 싼 놈이 치워야 한다’는 옛말이 맞습니다.

[김홍묵 촌철]

경북고-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前한국일보-동아일보 기자
前대구방송 서울지사장
現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
現내외뉴스통신 객원칼럼니스트

bamboo9977@hanmail.net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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