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중국의 홍위병

김홍묵 칼럼니스트
김홍묵 칼럼니스트

[내외뉴스통신] 김홍묵 칼럼니스트

아시아의 넓은 뜰에 발을 구르던
반만년 역사 오랜 우리의 나라
산천 곱고 풍속 좋아 세계 떨치니
최후의 승리는 우리의 것
나가! 나가! 젊은 용사들
일치! 협력! 조국 건설에
죽음인들 두렵소냐 열혈의 동지
최후의 승리는 우리의 것~우리의 것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날. 학생들이 목청껏 불러댔던 응원가입니다.

또 다른 응원가(올림피아 마치)도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보아라 이 넓은 싸움터에
승리의 깃발이 날린다
맘과 정성을 다하여서
붉은 피가 나오도록 싸워라
힘차게 뻗어 튼튼한 이
우리의 용기를 다하여서
일 천하 건아여 하나가 되어
붉은 피가 나오도록 싸워라~싸워라

청·백군으로 나뉘어 만국기 펄럭이는 운동장에서 뛰고 달리고 줄다리기· 기마전을 벌이며 혼신을 다하는 틈에 노래 가사는 뇌리에 박혔습니다.
그런데 두 세대가 지난 지금 되새겨보면 어린이들에게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워준다고 생각했던 노래가 은연중에 호전 심리를 심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죽음인들 두렵소냐’, ‘최후의 승리’를 위해, ‘붉은피가 나오도록 싸워라’라는 대목들입니다.

중국의 시진핑 정부는 샤오펀홍(小粉紅 소분홍)이라는 젊은 애국주의자들 등을 밀어주며 권력 유지의 지렛대로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샤오펀홍은 중국의 열혈 국수주의자를 일컫습니다. ‘21세기 홍위병’(紅衛兵)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들은 주링허우(九零後 1990년대 출생자) 링링허우(零零後 2000년대 출생자)등 MZ새대가 주류입니다.
중국의 한 자녀 정책으로 이른바 소황제(小皇帝)로 자라며 경제 발전에 힘입어 부족함을 모르는 이들은 독단적이고 자기중심적입니다.

샤오펀홍은 맹목적 애국주의를 분출하며 공격적 성향을 띤 누리꾼 집단(네이버 지식백과)으로, 이들은 시진핑 체제에서 강화된 애국주의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애국이란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애국주의는 자기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위해 몸 바쳐 일하는 사상을 일컫습니다. 애국이나 애국주의가 맹목적이면 합리성과 보편성을 잃게 됩니다. 샤오펀홍이 한복과 김치를 중국이 원산지라고 우기거나, 이효리·BTS의 발언에 SNS를 덧칠하고 벌떼 공격을 퍼붓는 행태가 그 전형입니다.

2018년 중국공산당은 1982년 덩샤오핑 시대 개정헌법에 명기한 주석의 5년 중임 임기조항을 삭제하고 시진핑에게 종신 집권의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홍콩자유언론(Hong Kong Free Press)지는 이를 두고 ‘대약진’(大躍進 The Leap Foward)에 빗대 ‘대역진’(大逆進 The Leap Backward)이라고 조롱했습니다.
1950년대 마오쩌둥의 대약진 운동은 2,000만~6,000만 명이 굶어 죽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대기근을 초래했습니다. 21세기 시진핑이 이끄는 대역진 운동은 어떤 중국의 미래를 열어갈지 궁금합니다.

고래로 패권을 차지한 독재자나 파시스트 등 전체주의자들은 젊은이들을 동원해 체제의 정당성을 주입시켜 개혁 변혁 혁명의 전위대로 이용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가까이는 홍위병을 앞세운 중국의 문화혁명, 20세기 전반 독일의 히틀러 유겐트(Hitler Ugent)가 대표적입니다.
‘청년’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입니다. “한 국가의 청년은 국가 번영의 관재인(管財人)”(벤자민 디즈레일리)이랄 만큼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러나 “정의(正義) 관념이 희박한 청년이 정치에 몰입하면 퇴락하거나 위험에 빠지게 된다”(에밀 졸라)고 경고합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청년들의 정치참여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자칭타칭 ‘개딸’(개혁의 딸) ‘양아들’(양심의 아들)로 불리는 2030 세대들입니다. 호칭도 호감이 가지 않지만, 정의감 가득하고 불의에 의분(義憤)하는 성향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여야가 이들의 관심 끌기에 혈안입니다.
대선에서 고배를 마시고도 금배지를 달고 제1야당 당권에 도전한 이재명 ‘개딸 아빠’는 최근 ‘남녀노소’를 ‘여남노소’로 개작하며 이들 청년 세력에 구애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정치의 정면은 아름답다”(불의에 항거하고, 부정을 일소하고, 최선의 정책을 입안하는 적극적인 사회활동) / 그러나 “정치의 배면은 추악하다”(동지를 배반하고, 정적을 제거하고, 대중을 현혹해서 권력을 탈취하는 권모술수)고 갈파한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 송재윤 교수(역사학과 재직, 저서 <슬픈 중국>)의 지적을 찬찬히 씹어볼 일입니다. 특히 청년들이.

[김홍묵 촌철]
경북고-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前한국일보-동아일보 기자
前대구방송 서울지사장
現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
現내외뉴스통신 객원칼럼니스트

gmltjs369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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