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북한학 박사
이병순 북한학 박사

[내외뉴스통신] 국가안보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병순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전쟁’이 7월 29일 현재 156일째를 맞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 전쟁이 조기에 종결될 것이라는 예측보다 북한의 불법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과 같이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는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은 지구촌 대다수 국가들과는 달리 전쟁 초반부터 러시아의 침략행위를 반대하기보다 지지 옹호했으며 유엔의 러시아제재에도 반대하였고 러시아의 전쟁목표중 하나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했다. 러시아의 불법침공을 일방적으로 편들고 나선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쟁’으로부터 어떤 ‘전쟁교훈’을 노리고 있는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 편들기 사례를 중심으로 북한의 ‘속내’가 무엇일지를 풀어보려 한다. 

북한은 지난 2월 26일 외무성 홈페이지에 게시한 리지성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 명의로 된 ‘미국은 국제평화와 안정의 근간을 허물지 말아야한다’는 글에서 “미국이 간섭하는 지역과 나라들마다에서 불화의 씨가 뿌려지고”있고,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러시아의 합법적인 안전상 요구를 무시하고 세계 패권과 군사적 우위만을 추구하면서 일방적인 제재압박에만 매달려온 강권과 전횡에 그 원인”이 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본 원인은 나토(NATO)의 일방적 확대와 위협으로 유럽의 세력균형이 파괴되고 러시아의 국가 안전이 엄중히 위협을 당한데 있다”고 적어, 러시아 입장을 적극 두둔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이유로 ‘나토의 동진저지, 우크라이나의 중립화와 비무장화, 나치로부터 국민보호,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주권 인정’ 등을 내세웠다. 북한은 외무성 홈페이지 글을 통해 러시아의 첫 번째 침공이유를 적극 대변하고 나선 것이다. 나토의 동진은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위한 자구책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에 따른 안보침해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불법으로 침공한 것이다. 여기에서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전쟁도발을 억제하고 방어하기 위해 전개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의 안보를 침해 한다’는 이유를 들어 전단을 열 수 있다는 ‘조국통일 판가리 전쟁’의 ‘전쟁개시 명분’ 하나를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7월 14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지역에 있는 친러반군세력이 분리 독립을 선언한 미승인국을 승인하였다. 그 이전,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21일 이들 인민공화국의 주권을 인정하고 영토보전과 안보보호를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이 명시된 법령에 서명한 직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북한은 한국에서 종북 좌익세력들이 혁명투쟁 중에 중과부족으로 북한에 지원을 요청할 경우 무력지원에 나선다는 계획문건을 갖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절차적 명분 쌓기’를 보면서 한국의 일정지역 또는 특정 부문에 대해 과거 보다는 좀 더 진화된 방식의 ‘해방구건설’전략을 새롭게 구사해볼 수 있다는 유혹을 강하게 느꼈을 수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은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다. 북한은 핵개발 초기에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어디까지나 핵전쟁 방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6차에 걸친 핵실험을 통해 핵폭탄의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표준화, 규격화가 이루어지고 단거리 및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하게 되면서 지금은 가장 위험한 ‘핵교리’인 ‘핵 선제사용 가능원칙’을 위협하고 있다. 상대방이 핵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먼저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유엔과 유럽연합, 나토가 핵·군사강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침공에 대해 직접적인 군사개입에 나서지 못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선제타격 능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다짐을 했을 것이다. 

이외에도 북한은 ‘우크라이나전쟁’의 결과가 어떤 형식으로 종결될지에 대해 세밀하게 관찰할 것이다. 러시아의 유엔헌장과 전시국제법 위반행위와 관련한 정당화 논리, 점령지역의 러시아화 작전, 국제사회의 비난에 대한 대응방식 등을 새롭게 익히는 계기로 활용할 것이다. 전시보도통제와 대내외 선전선동, 사이버전, 가짜뉴스전파 등 ‘하이브리드전쟁 요소’에 대한 체계적인 군사적 학습도 면밀하게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다. 주민들에 대한 전쟁참상공개는 철저하게 통제하면서 대러 밀착행보를 유독강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쟁교훈’ 찾기 불순 동향과 셈법에 대해 우리 정부의 치밀한 추적과 대책이 요망된다.

이병순 국가안보통일연구원(북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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