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산우 변호사 김현석
법무법인 산우 변호사 김현석

[내외뉴스통신] 법무법인 산우 변호사 김현석

다소 도발적으로 보일 수 있는 제목이지만 도발적이지 않은 변호사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변호사라는 직역은 사건을 맡긴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모든 변론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그 업무의 본질일 것이다. 변호사가 의뢰인을 위해 진행하는 절차를 필자 자의적으로 분류해 보자면, 의뢰인의 이익으로 귀결되는 유익적 절차, 의뢰인의 이익에 해가 되는 유해적 절차, 위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 무익적 절차가 있을 것이다. 변호사는 법률전문가이자 의뢰인의 수임인으로서 의뢰인과 소통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법률적으로 가능한 모든 유익적 절차를 진행하여 의뢰인의 이익을 도출해야 할 것이고, 의뢰인의 이익에 해가 되는 절차라면 그 진행의 고려는 애초에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문제 되는 것은 위 양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무익적 절차이다. 

필자에게 사건을 맡기는 의뢰인들은 변호사인 필자를 믿고 사건의 모든 진행을 일임하는 분이 계신가 하면, 사건 진행의 세세한 점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질문하고 진행을 요청하는 분도 계신다. 이는 의뢰인 개인 취향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초임변호사 시절부터 한가지 지켜온 원칙 같은 것이 있었다. 단지 무익적 절차라면 의뢰인을 설득하여 진행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무익적 절차는 사건의 쟁점을 흐리게 하고 절차의 진행을 더디게 하여 결국 의뢰인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나름의 소신 때문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 이러한 필자의 직업적 소신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다. 의뢰인은 소규모 회사의 대표님이셨는데, 특허 관련 분쟁으로 지리한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위 의뢰인은 평소 필자가 작성한 준비서면을 꼼꼼히 검토하고 수정하여 주시고 부수적 절차에 대해서도 필자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소송에 임하는 취향을 가진 분이셨다. 의뢰인이 필자에게 무익적 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할 때마다 필자는 의뢰인을 설득하여 해당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하였으나, 하루는 어찌된 일인지 필자의 설득에도 의뢰인의 요청이 너무나도 완강하였다. 필자는 법무법인 산우의 내부 변호사 미팅 과정에서 해당 절차에 대해 대표변호사님께 보고드렸고 대표변호사님은 필자가 생각지도 못한 그 절차 내의 추가적인 항변사항을 지적해 주셨다. 모두들 예상하셨겠지만 필자는 의뢰인이 요청한 그 절차로 인해 전부 승소의 결과를 받게 되었다. 

이 일을 통해 필자가 느낀 점은 간단하다. 의뢰인의 취향에 따른 변론의 진행은 결국 의뢰인의 이익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변호사는 법률전문가이지만 구체적인 사건을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은 아니다. 반면 사건 의뢰인은 해당 사건에 대해 적게는 몇 년, 길게는 평생 동안 경험해 온 사람이다. 결국 의뢰인의 취향에 대한 고려는 변호사가 사건을 승소로 이끌기 위해 갖고 있어야 할 하나의 덕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여전히 무익적 절차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해당 절차가 단지 무익적 절차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유익적 절차로 변이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뢰인의 취향을 반영하여 좀 더 전향적으로 고려해 볼 생각이다.

학력
대원외국어고등학교 독일어과
고려대학교 법학과 학사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사

경력
대전지방법원 실무수습
법무법인 산우(유) 변호사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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