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흥익 박사
황흥익 박사

[내외뉴스통신] 황흥익 칼럼니스트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 核 문제를 이스라엘 모사드(Mossad)가 마주했다면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며 풀어갔을까? 대단히 궁금하다. 그간 유엔 등에서는 경제제제 등 나름의 해법을 동원했지만,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는 요원하다. 그저 ‘예의주시’가 전부인 듯 보인다. 그러면서 오늘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시계 초침 앞에서 정부 관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북한의 비핵화를 외치고 있다. 북한은 절대로 비핵화를 할수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알면서도 말이다. 이제 앞으로의 대응은 동전 쌓기식 군비경쟁으로 일관하며 소위 ‘소모적 대응’으로 밖에 어찌 해결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2018년 1월 이란에서는 핵 기밀 자료실에 괴한이 침입하여 기밀자료가 담긴 CD 183장과 5만 5000쪽에 달하는 1급 비밀문서를 탈취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문서 무게만도 무려 500㎏에 달한다고 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철통같은 경비에 감시 통제가  거미줄보다 더 겹겹이 둘러친 장소라는 점이다. 그러나 의구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사건후 3개월이지나 당시 이스라엘 총리(베냐민 네타냐후)가 TV에 출연, 3개월 전 ‘모사드’가 테헤란에서 가져온 핵 기밀자료라며 당당히 공개하므로써 세계를 전율케 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유아시기에 이미 용기와 도전정신을 기르는 소위 ‘쓰레기장 놀이’를 시킨다고 한다. 쓰레기장 놀이터에는 각종 고물들과 함께 위험성 있는 물건도 있지만 개의치 않고, 보고 만지면서 창의력과 혁신을 몸소 터득케 한다. 이것을 ‘후츠파(Chutzpah) 정신’이라 한다. 히브리어로 뻔뻔함, 철면피, 무례함을 뜻하는 말이지만,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하며 때로는 뻔뻔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밝히는 이스라엘 특유의 국민정신을 일찌감치 기른다는 데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대인들은 나라 없이 1800년간을 유랑 민족으로 떠돌면서 수많은 박해를 받아오다 1948년 독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들의 정신은 ‘유대민족을 건드린 자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결국 심판을 받게 한다“는 확고한 결기와 의지로 충만해 있다. 그래서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두려움의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면 어디서 이런 민족성이 나올까. 한마디로 세계를 떠돌며 학대받고 ‘홀로코스트(유대인 600만명 학살)’ 참사를 겪으면서 국가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체험한 ‘절박함’이다. 그래서 ‘모사드’도 법률적 존립 근거가 없는 비밀조직으로 만들어 오직 총리 한사람만을 통해 모든 합법 · 비합법 활동을 전개한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정보공작에서의 전설(傳說)을 써 내려가고 있다.

모사드의 수많은 성공담 속에는 1981년 이라크 핵시설 공습작전인 ‘오페라 작전’과 2007년 시리아 핵시설 공습작전인 ‘과수원 작전’이 있다. 성공의 요인은 이스라엘軍 통신기술 전문팀 ‘8200특수부대(쉬모네 메타임)’과 협동하여 적국의 통신감청, 컴퓨터  서버 해킹, 정찰인공위성 등을 통해 주변국의 핵 개발 상황을 낱낱이 들여다보며 어떤 무기를 개발하고 있는지를 사전 파악한 후 단숨에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는데 있다. 암살작전뿐 아니라 전투기를 동원한 대규모 군사작전도 전개한다. 아마도 북핵 문제를 마주했더라도 같은 방식이지 않았을까. 방첩은 국가안위와 직결되는 공작(工作)적 요소가 내포되어 있어 리더의 결기(決起)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에겐 아쉬운 부분이다.  

국가정보원은 알려진 대로 2024년 1월 대공수사권을 완전 폐지하고 北의 대남공작에 대응할 간첩색출 수사를 중단한다. 남북한의 특수한 안보환경을 고려할때 매우 안일한 처사가 아닐수 없다. 남북 이념전쟁에서 항복을 표시한 것이나 뭐가 다른가. 과연 모사드라면 이렇게도 무기력했을까. 우리는 늘상 정보기관임을 망각한체 입버릇처럼 ‘법 테두리 안에서 ..’라는 보신주의 언사에만 익숙해 있지 않은가. 요원들은 이 말에 주눅들고 학습되어 스스로 정보기관으로서의 한계를 설정하고 테두리 밖을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배의 목적은 비바람속에서도 출항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인데도 말이다. 

우리가 비록 ‘모사드’ 내에 ‘창(槍)끝’을 의미하는 ‘키돈(Kidon)’같은 암살 전문팀을 만들지는 못할망정, 지금이라도 국가안보 위기발생을 예측한다면 잠재적 위협의 ‘싹’을 제거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먼저 일어나 제거하는 ‘선재적 조치’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특히, 北核 타개를 위해서나 대공수사권 회복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정보기관 정체성부터 확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관의 모토를 빈번히 바꾸지 않는다. 수장의 재임기간은 최소한 5년 이상이다. 수장의 자격은 전쟁경험자 또는 군장성 출신이거나 정보조직에 오랜기간 근무한 경험자 중에 물색한다. 이것이 모사드의 엄격한 조직기준이다.  
   
지난날 우리는 정보기관 수장들이 국민들을 황당하게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2007년 아프가니스탄 납치 교인 협상타결후 귀국 비행기에 동승한 원장이   카메라 앞에서 마치 개선장군처럼 영웅담을 늘어놓은 것이나, 친북정치인 원장이 적장(敵將)과 악수하며 환한 표정을 짓는거나, 주사파 옹호자가 원장이거나, 원장직후 방송인터뷰에 나서거나 한 경우이다. 이들은 많은 국민들께 서글픔을 안겼다. 이스라엘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다. 소위 친소관계나 ‘코드’만을 쫒아 전문가로 둔갑시킨 결과다. 이제라도 모사드化를 지향한다면 결기에 찬 수장아래 베테랑이 필요하다.
 

[황흥익]
국가안보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단국대학교 행정법무대학원 겸임교수
시안정책연구원 안보실장
(사) 韓•日 사이버법학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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