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웅 언론학 박사
최충웅 언론학 박사

[내외뉴스통신] 최충웅 언론학 박사

요즘 주변에서 회갑연을 본지도 오래됐고, 보기도 어렵다. 60대는 장년층으로 보이고 경제활동 능력도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법적으로 만 65세 이상은 노인으로 분류된다. 65세 노인 규정을 1981년에 제정한 것이 41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당시의 기대수명이 66.7세에 불과하던 때라 합당한 노인 연령 기준이었을 것이다. 기대수명은 이미 2001년 OECD 평균을 넘었고, 2020년 기준이 83.5세로 일본과 유사한 세계 최고수준 까지 늘어났다. 의학기술 발달로 2070년엔 기대수명이 91세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이처럼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된 만큼 노인 연령 기준을 올리는 게 합리적이라는 추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현재 65세인 노인연령의 점진적 상향 조정을 제안했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노인 부양률은 2054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고령층의 건강상태 개선 속도를 감안해 2025년부터 10년에 1세 정도로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다. 10년에 1세를 지속적으로 노인연령을 상향 조정할 경우에 2100년도에는 노인연령이 74세로 전망했다. 

KDI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노인부양비가 2058년 100%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인부양비가 100%라는 것은 생산가능인구(15~64세)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구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은 생산인구 4명이 노인 1명을 나눠서 맡고 있다. 1:1로 한 명씩 맡게 된다면 부담이 커지고 경제위협 수준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인 기준을 올리자는 것이다. 이대로는 향후 노인 인구 급증에 따른 부양 부담을 우리 사회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향후 50년간 일할 사람은 2000만명 줄어드는데 부양을 받아야 할 사람은 1000만명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나이 기준을 높이지 않으면 연금은 물론이고 국가 재정이 파탄을 면하기 어렵다. 이처럼 사회 활력이 떨어질 경우 소비, 생산 등에도 타격을 줘 한국 경제 발전에 발목을 잡히게 된다. 생산연령인구(15~64세)도 5년째 감소 중인데다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출산율은 초유의 0.8명대로 추락, 세계 최악의 출산율 하락이 동반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 연령은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경로우대제 등 대부분의 복지 사업에서 65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 기준을 올리면 국가는 복지비용을 줄이고 노인은 노동 시장에서 계속 일할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노인연령 상향은 노동인구를 늘려 노인 부양률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10년에 1세 씩 늘리는 것은 현재 고령층의 건강 상태와 수명 연장 추세 등으로 보아 합리적인 속도로 보인다.

노인 연령 조정에 대한 국민적 여론과 공감대는 압도적이다. ‘70세 이상’을 노인으로 봐야 한다는 여론이 70%를 웃돌고 있다. 우리보다 인구 구조가 건강한 나라들도 20~30년 전 우리의 2배(소득의 18% 정도) 정도 연금 보험료를 내도록 개혁했는데, 우리나라는 역대 정부와 정치권이 노인 표를 의식하다 보니 포퓰리즘으로 선거철 표와 직결되어 단행하지 못해 위기를 키운 셈이다. 

대한노인회가 2016년 노인 나이 기준을 70세로 단계적으로 올리자는 제안을 내놓았지만,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반발을 의식해 제안을 실현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는 ‘고령자 계속고용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노인 나이 기준을 올리는 문제는 정년 연장과 연공급 위주인 임금제도 및 연금 개혁 등과도 맞물려 있어 피할 수 없는 개혁 과제다. 

노인 연령 조정은 노인 복지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수많은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노인(65세 이상)에게 부여한 무임승차제에 따른 손실이 6개 도시철도만 해도 해마다 2000억~5000억원씩 쌓이므로 노인우대 연령을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동안 논의돼온 상황이다.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은 나라 곳간을 위협할 수준이다. 올해 20조원대로 올라서는 기초연금 소요 예산은 2030년이면 50조원을 돌파하며 재정 건전성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노인연령 상향 문제는 각종 복지제도의 큰 틀을 바꿔야 하기에 많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65세를 기준으로 시작되는 노인복지사업의 경우 기초연금·장기요양보험, 지하철 요금 면제, 틀니·전세금 지원, 통신비 감면 등 24개나 된다. 노인 기준이 올라가면 이 모든 복지 혜택도 그만큼 더 늦게 받게 된다. 또한 은퇴를 앞둔 고령 취약계층의 저항이 예상된다. 따라서 노인 기준 상향 공론화는 국민연금 공백기인 사각지대의 보완책 논의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년 연장, 직무급제 도입 등과 함께 고려돼야 할 과제다. 

KDI는 우리나라의 생산인구가 줄어드는 2025년을 상향 적기로 봤다.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예고기간을 충분히 둬야 한다. 무턱대고 노인연령을 올리면 복지 사각지대가 넓어지면서 특히 취약계층 노인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 못지 않게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도 OECD 중 1위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각종 사회·경제적 시스템 개편이 동반 추진돼야 하는 큰 현안으로 졸속 추진은 금물이다.   

노인 기준 상향이나 국민연금 보험료율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일이다. 정부와 정치권도 연령 조정의 필요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노인 연령과 연금 보험료율 상향을 여·야 합의로 이뤄내야 한다. 정부가 노인 연령 기준을 높일 때 정년 연장도 함께 논의하는 방식으로 공론화를 통해 국민을 설득해 국민적 공감과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야한다.

 

[최충웅 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TV제작국장·총국장·정책실장·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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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ongw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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